절정과 바닥의 파라독스

솔로몬 인생에서 경력의 절정처럼 보였던 시간이
실은 내리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음을 보며,
내 마음이 찬물을 맞은 듯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위대한 성전 건축이 완성되었고, 역사에 남을 성대한 예배를 드렸고,
신앙의 정수가 담긴 아름다운 기도를 올렸지만,
솔로몬의 신앙은 거기로부터 경사면을 치달아 추락하기 시작하니
내 귀에 경보음이 울립니다.
사람들이 추앙하여 칭찬했고, 먼 나라에서도 방문하여 감탄했고,
부국강병 뿐만 아니라 명예를 휘날리던 그 시간이
패망의 비탈길로 넘어가는 지점이었음에
우리에게 주시는 열왕기 저자의 날카로운 경고를 느낍니다.

오히려, 너무 거칠고 척박한 광야에서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은 것 같은 때가
하나님의 반전 역사가 시작하는 시점이었던
요셉과 모세와 다윗의 이야기가 대조됩니다.
너무 힘들어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을 때가
비로소 하나님이 일하시며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는
기점이 되는 복음의 신비에 큰 위로를 받습니다.
답이 없어보이는 스트레스 상황이야말로
이제 답을 찾아가는 반전의 시작임을 믿고 감사합니다.

아무런 희망도 안보여서 더 이상 희망을 말할 수 없는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기도하신 예수님이 계시니,
아무 기대도 걸 수 없는 이 험악한 세상에서
나도 주님 안에서 날마다 희망을 살아가겠습니다.

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가 아니라,
오늘 여기서 주 뜻을 이루는 담대함과 기쁨으로 살며,
주님이 내게 허락하신 믿음의 여정에서
온 맘 다해 주의 뜻 다하길 원합니다.
언제나 광야에서 새 일을 행하신 주님,
이 시대에 새 일을 행하실 주님을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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