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월 31일. 이 날은 살아계신 하나님께 처음으로 마음의 신앙고백을 한 날입니다. 그날 이후로 저의 삶은 바뀌었고, 계속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그 날은 제가 참여했던 어느 수련회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춥고 눈이 유난히도 많이 왔던 날. 수련회의 마지막 날 아침이면 으레 그렇듯 사람들은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4박5일 수련회에서 다섯째 날은 그리 중요한 날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날 아침. 그날 아침 나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처음으로 가슴으로부터 나의 신앙을 고백했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사랑하겠다고 말입니다.
그 고백은 조건없는 진지한 고백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를 이제까지 찾아오시고, 나를 진정 아시는 하나님께 나의 사랑과 충성을 드립니다. 주님 살아계시기에 나는 주님을 섬기며 살겠습니다.”
이 짧은 고백을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셨습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 일하기 시작하셨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저는 제가 정말로 새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1년 정도 지났을 때엔 하나님께서 나의 성품을 많이 만지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은사들과 열매들을 제 안에서 맺어가기 시작하셨습니다. 다시 1년 정도 지났을 때엔 나의 삶의 목표와 방향이 비가역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말씀을 추구하면 말씀을 주십니다. 기도를 추구하면 기도를 주십니다. 열매를 추구하면 열매를 주십니다. 사랑을 추구하면 사랑을 주십니다. 은사를 간구하면 은사를 주십니다. 변화를 간구하면 변화를 주십니다. 능력을 간구하면 능력을 주십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자신을 간구하면 당신 스스로를 주십니다.
그것은 영적인 거듭남이었고, 영적인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0년 정도 흘렀을 때 저는 저의 영적 생일이 언제였다는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살고 있는 타성젖은 모습이 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저에게 날마다 영혼이 새로워지는 것이 복음의 능력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영혼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날마다 이루어서 매일 새로운 피조물로 살아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것은 ‘일신우일신’ 차원 그 이상의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뼛속까지 죄인인 사람을 가지고 예수님의 DNA로 새롭게 하여 주시는 은혜! 하니님을 피하고 거부하고 멀리하고 협상하고 거래하던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찾아오셔서, 지옥에까지라도 찾아오셔서 건져내어서 영원한 생명 주시는 주님의 은혜!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붙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은혜가 이끄는 삶입니다. 우리의 교회도 하나님의 은혜가 이끄는 교회여야 합니다. 친목이 이끄는 교회가 아니라 은혜가 이끄는 교회! 이익이 이끄는 교회가 아니라 은혜가 이끄는 교회! 종교의 껍데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이끌려 내적 생명이 살아 있는 교회! 영적 호흡들로 가슴벅찬 교회! 은혜의 강물이 성전으로부터 흘러나와서 개인의 삶과 가족관계와 일터생활과 사회와 문화를 차고 넘치게 하는 은혜! 그러한 은혜 가득한 삶과 교회와 나라를 믿음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은혜로 새롭게되는 영적생일은 과거에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 날은 오늘 계속되어야 합니다.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