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 4

내가 부를 때 응답하소서

시편 3이 아침에 깨어서 드리는 기도라면, 시편 4는 저녁과 밤에 잠들기 전에 드리는 기도입니다. 고대 교회는 저녁시간에 드리는 기도에 시편 4를 암송하곤 했습니다. “자리에 누워 심중에 말하고 잠잠할지어다 (4절)”,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시니이다 (8절)”.

하루를 시작하는 시편 3과 마찬가지로 하루를 마감하는 시편 4도 우리의 정신적, 신앙적, 영적 전쟁의 맥락 가운데 드리는 기도입니다. 신앙의 사람은 하루를 전쟁터에서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전투는 어디에서나 벌어집니다. 시편 1편에서 의인은 악인의 꾀와 반목 관계에 있습니다. 죄인의 길과 거만한 자의 자리와 긴장 상태에 있습니다. 이들은 “나의 영광을 변하여 욕되게 하며 허사를 좋아하며 궤휼을 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의 부끄러운 것으로 대체하며, 헛된 일들을 사랑하며 거짓말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싸움의 중앙에서, 시편의 저자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경건한 자로 택하셨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리하여 자기의 기도를 들으실 것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시편 저자는 1차적으로 다윗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메시야로 보내셨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이 세상에 계셨지만 이 세상의 가치질서에 소속되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는 불경건한 사람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악한 사람들의 길에 서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만하고 비웃는 사람들의 자리에 앉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종은 거룩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거룩하게 살았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우리도 거룩해야 합니다. 거룩하다는 것은 하나님이 택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위하여 선정하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거룩한 삶을 살도록 따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람들이 해서는 안되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다. 결코 가서는 안되는 어떤 장소들이 있습니다. 결코 말해서는 안되는 어떤 말들이 있습니다. 거룩함 (경건함)은 죄로부터 떠나는 것입니다.

시편에서 경건 (거룩)을 말할 때는 우리가 경건한 삶을 사는 사람들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는 인간으로 오셔서 세상에 사실 때에 죄가 없이 사셨습니다. 그는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는 것과 세상적으로 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살도록 보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적으로 살지 않도록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합당하게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적인 가치에 부화뇌동하며 세상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시편의 기도가 의미가 없습니다. 시편 기도의 정수는 거듭나지 않은 사람에게, 회개하지 않는 사람에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복음으로 거듭나며, 회개하며, 복음에 합당한 경건한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 시편은 끊이지 않는 영감과 위로와 격려와 소망과 능력과 찬양이 됩니다.

그리스도가 기도할 때 아버지는 응답하셨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기도할 때 아버지는 응답하십니다. 우리는 원하는 만큼 경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경건함을 입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우리가 들어갈 때, 우리가 기도하면, 그리스도가 기도하는 것처럼 아버지께서 받으십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세상의 가치 시스템과 충돌합니다. 영적 갈등과 전쟁 속에 삽니다. 사단과 세상과 육신은 그리스도인을 떨어뜨리려고 저격합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분노라는 이슈에 이르게 됩니다. 4절은 “너희는 떨며 범죄치 말지어다” 라고 번역되었는데, 영어 성경을 보시면 “Be angry, and do not sin”라고 합니다. 분노하라. 그러나 죄를 짓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번역이 더 옳다고 봅니다. 우리의 잠을 막는 죄들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습니다. “너에게 화가 나!가 아니라 이 죄에 대해서 화가 나!”입니다.

사도바울도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에베소서 4:26-27)”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매매하며, 예배와 기도의 장소를 이익의 좌판으로 바꾼 상인들을 쫓아낼 때 분노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에게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영적 축복을 가로막는 죄에 대해 분노하셨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반대와 핍박과 조롱을 받으셨지만, 사람에게 화내지 않으셨고, 아버지께 꼭 기도하셨습니다. 밤 늦도록 아버지께 기도하셨습니다.

우리가 부모에게, 배우자에게, 자녀에게, 직장동료에게, 상사부하에게, 또 누군가에게 분노함으로 죄를 짓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에게 분노하는 것은 영적 전쟁을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망각한 것입니다.
시편4는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의 마음에서 끈질기게 일어나는 분노의 유혹을 걷어치우기 위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자리에 누워 심중에 말하고 잠잠할지어다 (4절)”.

“의로운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5절)”. 하나님께 드릴 기도와 회개를 드리고 믿음의 고백을 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치명적인 고통과 탈진적인 고단함, 그리고 죽을 만큼의 수고와 죽을 것 같은 억울함과 죽지 못할 답답함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과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영적 수고와 전쟁과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싸움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 모든 일을 선하게 이루시며 이끄실 것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그렇게 아버지를 신뢰하심으로 성육신하셨고, 십자가를 지셨고, 부활로서 사명을 이루셨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 기도는 밤에 드리는 기도입니다. 물리적으로 밤이지만 영적으로도 밤입니다. 그리하여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들어 우리에게 비취소서 (6절)”라고 기도합니다. 주님의 빛이 필요합니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 칠흙같이 어두운 중에 잠을 청할 때, 과연 내일 태양이 나에게 떠오를까 어둠이 몰려올 때, 주님의 얼굴 빛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임재의 빛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의 얼굴 광채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얼굴에서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를 우리가 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결코 우연이 없으며, 그 어떤 악한 일이라도, 그 어떤 슬픈 일이라도, 그 어떤 수치스러운 일이라도, 그 어떤 고통이라도… 하나님께서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것을 예수님의 얼굴에 나타난 영광의 광채를 통하여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영혼 안에 빛이 생기고, 우리의 마음에서 솟아나는 빛이 인생 어둠, 가정 어둠, 세상 어둠을 이길 강력한 광원으로 일하기 시작합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저희의 곡식과 새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7절)”. 이것이 우리 마음에 두시는 기쁩입니다. 맛집을 발견해서 대박을 외치는 기쁨보다도, 맛있는 술을 마시며 유쾌하게 취하는 기쁘보다도 더 진하고 더 깊고 더 건강하고 더 만족스러운 기쁨이 우리 마음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게 하십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가 경험한 것입니다. 비록 자신을 반대하고, 억압하고, 외롭고, 이해하는 이 하나 없고, 제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모든 것을 상실하는 고통과 고독 속에서도 그는 기쁨을 가지고 십자가를 향하 가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배신이나 오해에 쓰러지지 않았고, 사람의 무시나 경멸에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주신 기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얼굴 빛을 비췸 받아서 그 빛을 가지고 살아갈 때, 우리에게는 이러한 강력한 기쁨의 에너지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은 천박한 웃음이나 떠들썩한 떠벌림이나 인형같은 미소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영혼을 다시 일으키며, 사명에 집중하게 하며, 하나님이 주신 힘과 능력으로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힘이며, 상황이 휘둘리지 않은 내적 기쁨입니다.

이제 우리는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시니이다 (8절)”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못다한 일이 많고, 내일 져야할 짐이 무거울지라도, 평안히 눕고 잘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무감각함이나 무책임함이 아니라,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여호와” 그분의 빛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의 영혼에 임하여 비추기 때문입니다.

불면증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습관이 된 뇌와 몸은 쉽사리 길을 고치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우리의 모든 싸움 가운데 함께 하시며, 우리 안에 소망을 갱신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시고 함께 하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그분을 계속 신뢰하시길 바랍니다. 이 말씀을 여러 번 읽고 묵상하면서 이 말씀에 주신 복을 모두 누리시길 바랍니다.

1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2 인생들아 어느 때까지 나의 영광을 변하여 욕되게 하며 허사를 좋아하고 궤휼을 구하겠는고(셀라)
3 여호와께서 자기를 위하여 경건한 자를 택하신 줄 너희가 알지어다 내가 부를 때에 여호와께서 들으시리로다
4 너희는 떨며 범죄치 말지어다 자리에 누워 심중에 말하고 잠잠할지어다(셀라)
5 의의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를 의뢰할지어다
6 여러 사람의 말이 우리에게 선을 보일 자 누구뇨 하오니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들어 우리에게 비취소서
7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저희의 곡식과 새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8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시니이다

1 Answer me when I call, O God of my righteousness!
You have given me relief when I was in distress.
Be gracious to me and hear my prayer!
2 O men, how long shall my honor be turned into shame?
How long will you love vain words and seek after lies? Selah
3 But know that the Lord has set apart the godly for himself;
the Lord hears when I call to him.
4 Be angry, and do not sin;
ponder in your own hearts on your beds, and be silent. Selah
5 Offer right sacrifices,
and put your trust in the Lord.
6 There are many who say, “Who will show us some good?
Lift up the light of your face upon us, O Lord!”
7 You have put more joy in my heart
than they have when their grain and wine abound.
8 In peace I will both lie down and sleep;
for you alone, O Lord, make me dwell in safety.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 

2016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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