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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교회개척 레지던트 과정을 개설하자 - 리디머 시티투시티의 교회개척 트레이너 훈련 참여기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작성자
newcity church newcity church
작성일
2018-10-13 22:07
조회
1362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 목회와신학 2015년 1월호

 

교회개척 레지던트 과정을 개설하자 - 리디머 시티투시티의 교회개척 트레이너 훈련 참여기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리디머교회에서 전세계적인 교회개척운동을 위해 세운 ‘리디머 시티투시티 (Redeemer City to City)’에서 주최한 ‘훈련자를 훈련하자 (Train the Trainer)’ 세미나에 다녀왔다. 본 글에서는 이 훈련 세미나의 배경을 소개하고, 그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리디머교회가 전개하는 복음적 교회개척운동이 어디까지 이르고 있는지 나누고, 이를 통해서 교회개척운동의 비전을 공유하기를 원한다.


1. 리디머 시티투시티의 훈련자 훈련 세미나

리디머 시티투시티는 전세계 국제도시에 복음적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돕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필수적인 내용은 훈련과 코칭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키우는 교회개척운동이다. 재정을 통해 개척하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사람을 키워서 사람을 통해 교회를 개척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 교회들이 또 목회자를 키워서 다시 교회를 개척하는 운동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에 있었던 ‘훈련자를 훈련하자’ 워크샵은 교회개척자를 훈련하는 사역을 하고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한 세미나였다.

이번에 뉴욕 리디머교회에서 열린 ‘훈련자를 훈련하자 (Train the Trainer)’ 세미나는 목회자들이 교회개척을 잘 하도록 훈련시키는 훈련자 목회자들을 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거기 모인 25명 정도의 목회자들은 다른 개척목회자들을 훈련하고 코칭하는 분들이었다. 리디머 시티투시티에서는 4-5주간의 집중연수를 통해서 교회개척학교를 여는 것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1년에 8회 모이는 2년간의 교회개척자 훈련 프로그램을 열고 있는데, 2년간 총 16회 모이면서 교회개척자들이 교회를 복음적으로 만들고 세우기에 필요한 내용들을 배우고 체화하게 한다. 이 과정을 <인큐베이터>라고 부르는데, 이번 훈련의 목적은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세계 각 도시에서 잘 진행하기 위한 훈련자의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이 훈련은 뉴욕 외에도 호주, 남미, 중국, 유럽, 그리고 카나다에서 이미 실시된 바 있다.

리디머 시티투시티는 지난 12년간 전세계 모든 대륙에서 공식적으로 340개 가량의 교회개척을 하였고, 내년에만 50개의 교회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교회들은 인사권, 재정권 등이 완전 독립된 형태이며, 교단의 벽도 넘어선 하나님 나라 운동이다. 비공식적으로 돕고 있는 중국의 가정교회만 해도 150개 도시에서 550개가 넘고 있다. 시티투시티에서 사역하는 20명 가까운 코칭 스태프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베테랑 사역자들로서 필리핀, 중국, 멕시코, 쿠바 등의 선교지에서 교회개척사역을 20년에서 40년 동안 해오신 분들이다. 그리고 선교사들의 발굴, 평가, 훈련, 코칭을 십년 이상 하신 분들이다. 이들은 리디머교회의 내부사역에는 참여하지 않으며, 교회개척자들을 발굴하고 평가하고 훈련하고 코칭하는데에 헌신하는 분들이다. 게다가 이들 중에 과반수는 자비량을 하는 선교사로서 이 사역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분들이다. 리디머 시티투시티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회개척운동들의 모태격인 역할을 하고 있다. 팀 켈러 목사님의 탁월한 통찰과 영감을 통해 많은 목회자들이 복음적 교회개척의 비전을 갖게 되었고, 수많은 젊은 개척자들이 일어났다. 다른 여러 교회개척운동들도 팀 켈러와 리디머와 깊은 상호관계를 가지면서 병행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2. 리디머 시티투시티에는 특별한 초점이 있다

리디머 시티투시티 교회개척운동의 핵심은 복음으로 사람을 얻고 복음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고 복음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복음으로 예배가 이루어지게 하며 복음으로 가정을 변화시키고 복음으로 지도자를 세우고 복음으로 사회를 변혁하고 복음으로 문화를 재창조하고 복음으로 교회를 갱신하는 복음운동이다. 복음적 교회개척운동의 핵심은 재정이 아니라 사람이다 (리디머교회는 교회예산의 20% 정도를 교회개척운동에 헌신하고 있기는 하다). 복음적 교회개척운동의 핵심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의 훈련이다 (리디머 시티투시티의 훈련프로그램은 교회개척자를 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복음적 교회개척운동의 핵심은 매뉴얼 전수가 아니라 개척자 훈련이다 (리디머교회는 매뉴얼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각 도시에서 자체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어떻게 사람이 변화되는지, 어떻게 목회자들이 복음 및 복음 사역에 대한 관점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을지를 이들은 고민하고, 또한 구체적은 학습 도구들을 제시한다. 사실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그룹이 목회자 그룹이라고 하지 않는가!

한국교회가 짚어봐야할 부분은, 목회자 그룹을 재교육하는데 실패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칼빈, 루터, 웨슬리, 에드워즈 등 하나님께서 쓰신 부흥의 시기를 보면 반드시 목회자들의 재각성과 재교육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복음에 대해서 재발견하고, 은혜를 새롭게 깨닫는 역사가 반드시 일어났었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을 바란다면, 그것은 단지 재정사용을 교회개척이나 복지나 구호나 장학이나 기관에 투입하는 것으로가 아니라, 목회자들의 각성과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기도하며 고민해야 할 것이다.

리디머시티투시티는 이에 대해서 관계성 안에서 소수의 사람들을 훈련하고 코칭하는데 헌신하고 있다. 대부분의 훈련은 여섯 명에서 열두 명 사이에서 일어난다. 코칭은 대개 한 달에 한 번 일대일으로 만난다. 대형집회를 통해서는 정보전달과 동기부여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험적 학습과 실제적 체득은 관계성 속에서 소그룹 속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리디머 시티투시티는 열 명 정도, 많아도 30명 정도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훈련을 선호한다. 작게 시작하지만 꾸준하게 할 때 열매가 풍성히 나타난다. 이미 전세계에서 개척목회자들의 코치로, 훈련자로 사역하고 있는 수십 명의 목회자들이 일어났다. 벌써 수백 개의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고 있다. 시티투시티는 목회자들, 특히 교회개척자들을 준비하고 훈련함으로써 교회개척자들이 복음의 풍성한 능력을 새롭게 발견하여, 각자 처한 도시와 문화에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여 회심 개척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이 사역을 더 잘하기 위해 더 좋은 훈련자가 되기로 헌신하는 귀한 목회자들을 만난 것이 필자의 가슴을 뛰게 하였다


3. 복음적 교회개척은 시대적 소명이다

한국에 교회 수가 편의점 수보다 세 배 많다는 보고가 최근에 있었다. 세무서에 등록된 교회 수에는 자립교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자립교회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개척교회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가족들이 모여 예배드리는 가족교회가 많이 늘었다. 개척한지 수년이 지나도록 10명, 20명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초소형교회들이 많다. 한편, 수많은 기성교회 교인들은 상처 받고 실망하고 교회의 아픈 사정으로 이교회 저교회를 떠돌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닐 때까지는 교회에 나오다가 직장생활하고 결혼하면서 교회를 안나가는 소위 “가나안”인들도 많이 있다. 이제 1백개의 교회를 개척하면 1개가 성공하여 자립한다고 하는 시대에 교회개척은 과연 시대의 소망이 될 수 있을까? 서울 서초구는 지난 10년 사이에 세무서에 등록된 교회 수가 285개에서 172개로 무려 40%의 교회가 사라졌다. 복음 하나로 교회개척의 승부를 볼 수 있을까? 대형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며 이름을 날린 적도 없고 유명 강사인 적도 없고 시학 박사나 교수도 아닌 사람이 과연 교회를 개척해서 잘 할 수 있을까? 복음적인 교회개척 과연 가능할까?

필자는 책을 쓴 적도 없고, 중대형교회에서 부목으로 일한 적도 없고, 한국에서 대학청년부나 교구사역을 한 적도 없다. 한국에서 사역한 것이 전무하였다. 인지도가 없고, 인프라도 없고, 인적자원도 없는 상태에서 하나님께서는 서울에서 교회를 개척할 마음을 필자에게 주셨다. 교회개척은 시대적 사명이며, 전도의 가장 효과적 수단이며, 교회갱신의 가장 유효한 방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교회개척을 준비했다. 무 인지도, 무 인프라, 무 인적파워라는 ‘3무인’의 상황이기에, 오히려, 오직 복음만으로 승부하는 교회개척이라는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신 복음의 능력만을 의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우리의 승부는 건물의 크기나 장소적 접근성이나 주일학교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활동에 달려있지 않고 오직 복음 자체의 능력이 나타나는 것에 있음을 믿는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의뢰하고 경험하는 좋은 기회이다.

필자는 4년반전에 강남역 근처에서 개척하여 현재 상문고 근처에서 모이고 있는데, 관계중심적인 전도개척을 하면서 뉴시티교회가 만들어졌고 계속 전도가 이루어졌고 지금 좋은 공동체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기적이며 은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리는 장년 재적 110명 정도에 최근 3개월 평균 장년출석 70여명 정도에 달한다. 감사하게도 이 중에 뉴시티교회를 통해 교회생활을 처음 하거나 신앙을 새로 가지거나 하는 분들이 삼분의 일 가까이 이른다. 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의미있고 균형 있는 비율이라고 생각한다. 한 분 한 분 우리가 어떻게 모였는지를 생각할 때 이것은 크나큰 기적이다. 우리는 전에 알지 못하던 사이였다고 복음을 통해서 만났고, 복음으로 변화되고 있다. 세 명과 함께 시작해서 더디지만 소개를 통한 복음 전도로 지난 4년반 동안 교회가 탄탄하게 세워져왔다. 필자의 모든 미욱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복음을 붙들고 매 강단과 성경공부마다 예수님의 복음을 나누려고 한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고 믿는다. 복음적인 교회개척은 하나님의 불변하는 뜻이라고 필자는 확고히 믿는다.


4. 교회개척자에게 훈련과 코칭은 필수이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음적 교회개척’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훈련과 코칭이 필수이다. 왜냐하면 복음을 개인적으로 배우고 체험하는 것과 복음을 교회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별개의 차원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복음적 신앙을 갖고 있는 것과 교회사역이 복음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별개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자동적으로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에 빠진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부교역자로 사역한 교회에서의 전도 및 제자사역은 새로운 지역과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 가면 시효성을 상실한다. 기존모델을 복제하려고 하면 실패의 늪에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여건에서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실 때는 그 교회에 새로운 사명이 있는데, 많은 목회자들은 단순히 자신이 익숙하거나 흠모하는 모델을 복제하려고 한다. 이는 주님의 부르심을 제멋대로 이행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불순종이다. 제대로 순종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을 받아야 하며, 교회개척사역은 전문사역이다. 교회를 개척할 때, 교회를 분립개척시킬 때, 목회자와 코어 성도들은 반드시 복음적 교회개척에 대해서 새롭게 배워야만 한다.

필자가 2004년부터 교회개척에 부르심을 받고 교회를 개척하신 많은 분들의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그리고 교회론을 공부하고, 목회방법론을 연수받으며, 당시 미국에서 발흥하던 여러 교회개척운동들을 찾아가 훈련받고, 그들의 교회개척학교에 참여하다가 마침내는 2009년 가을 미국 뉴욕 리디머장로교회의 시티투시티에서 5주간 합숙 연수를 받았다. 5주간의 집중연수에 초청받아 훈련을 받기까지는 약 6개월 동안 삼주에 한 번씩 두세 시간씩 만나서 멘토링을 받았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면접의 과정이었다. 감사하게도 5주간 집중훈련에 초청받아서 리디머가 제공하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훈련을 받는 귀한 기회를 통해서 교회개척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었다. 신학교육과 영성훈련, 기존에 교회에서 배운 모든 것, 그리고 뉴욕에서의 청년사역을 집대성하되, 부족한 그림을 보완하고, 추상적인 것을 실체화하고, 원칙을 세우되 신축성있는 전략을 그려볼 수 있었다.

2010년 봄에 뉴시티교회를 개척한 이후에는 리디머 시티투시티의 코치 목회자들이 매년 한 두 차례씩 서울을 방문하여 교제를 나누었다. 우리 교회에서 설교를 하시기도 하고, 도시에서의 복음사역에 대한 목회자 세미나를 두 차례 열기도 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일정은 일개 개척자인 나를 만나서 하루 종일, 며칠씩 함께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며 기도하는 것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서 나의 좌표를 점검하며 중심을 바로잡고 하나님의 일을 바라볼 수 있는 귀한 은혜가 있었다.


5. 한국 교회, 개척 레지던트 과정이 필요하다

필자는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분들, 교회개척을 막 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분들 가운데 있는 훈련에 대한 갈망과 필요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중대형교회의 목회자들로서 건강하고 복음적인 분립개척모델을 모색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이 개척목회자 훈련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필자가 번역 중인 팀 켈러 목사의 복음적 교회개척 입문서인 <센터처치 (Center Church)>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폭되었음을 피부로 느꼈다.

특히, 지난 수년 사이에 한국의 깨어있는 목회자들 사이에 대형교회의 시대적 시효가 만료되었다는 것을 심각하게 지각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대형교회를 지향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이 아니라, 교회분립, 성도 파송, 그리고 교회해체까지도 고민하는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는 기성교회이고, 규모로는 1천명 이상 중대형 교회 목자들 가운데 그런 뜻깊은 고뇌를 하는 분들을 만날 때에 필자의 마음은 뜨거워진다. 교회개척을 위한 레지던트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미 임상경험을 통해 전도와 제자도의 사역을 잘 감당하는 목회자들이 함께 힘을 모아서 새로운 교회개척 전공의들을 위한 훈련과정을 열어야 한다. 복음적 교회개척 운동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교회인 리디머 교회를 5년만에 다녀오면서 느낀 나의 소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