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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세계적 교회개척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작성자
newcity church newcity church
작성일
2018-10-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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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 목회와신학 2014년 5월호

전세계적 교회개척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1.  “아니 이런 일이?” - 새롭게 발흥한 미국 개혁주의 교회개척운동

필자는 2004년에 신학교를 갈 때 교회개척에 대한 콜링을 받았다. 2010년에 실제로 교회를 개척할 때까지 여러 종류의 교회개척 모델들을 연구했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신학교에 간 계기로, 미국에서 진학을 하여,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고든콘웰신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에 새로운 부흥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새로운 파도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의 기자 콜린 한센이 <Young Restless, Reformed> (한국에는 '현대미국 개혁주의 부활'로 번역, 출간됨)에서 간파한 바처럼, 미국에 새로운 개혁주의자들의 수가 지난 20년 사이에 급등한 것과 관련된다. 이는 지난 2백 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한다. 콜린 한센의 평가에 의하면, 언론에서는 이머징교회가 주목을 더 많이 받았지만, 실제로 더 주목할 만한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은 개혁주의 진영의 새로운 부흥이다.

최근에 마크 데버 (Mark Dever) 목사는, 그의 설교에서, 지난 20년간 미국에 개혁주의의 새로운 발흥이 일어난 이유를 열두 가지로 설명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중요한 이유들 중에는 스펄전, 마틴 로이드 존스, J. I. 패커, 존 맥아더와 R. C. 스포로울, 존 파이퍼 등의 목회자의 사역과 저술이 포함되고 있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PCA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미국장로회)라는 교단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 교단이 미국 교회의 역사에 남을만한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 내었는데, 그 중심에는 1989년에 뉴욕에 개척된 PCA 소속 교회인 리디머장로교회와 팀 켈러 (Tim Keller, 또는 티모시 켈러 (Timothy J. Keller)라고도 부른다) 목사, 그리고 그의 동역자들이 있었다.

남침례교 소속인 마크 데버 목사에 의하면, 지난 15년 동안 미국의 주요 대학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회심자를 많이 얻은 교회들은 남침례교 교회들이 아니라, PCA 소속 교회들이었다고 한다. 또한, 미국에서 대학생들이 4만 명 이상 모여서 일주일씩 수련회를 가지는 ‘열정’ (Passion) 컨퍼런스도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외치는 개혁주의자 존 파이퍼 목사가 항상 중심에 있었던 사역이었다. PCA 교단의 대학생 선교단체인 RUF (Reformed University Fellowship, 개혁대학모임)는 매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는데, 하버드, MIT, 컬럼비아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에서 회심자를 많이 수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전임사역 헌신자들이 많이 나왔고, 젊은 개척자들이 대거 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또한, 미국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구름처럼 일어나서 많은 캠퍼스에서 강력한 복음 전도의 사역을 하고 있는 선교단체인 ‘캠퍼스 아웃리치’ (Campus Outreach)도 PCA 교단 및 개혁주의자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사역하는 단체이다. 팀 켈러의 사역은 많은 젊은이들을 복음으로 돌아오게 했고, 열정 컨퍼런스에서 존 파이퍼의 설교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영광스러운 복음과 하나님나라에의 헌신으로 이끌었고, RUF와 캠퍼스 아웃리치 등의 단체는 교회들과 손잡고 비신자였던 대학생들을 전도하고 훈련했으며, 이 모든 일들 속에서 지금 미국 교회에는 전례 없이 활기차고 준비된 복음사역 지망자들을 얻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불길에 연료를 더한 것은 목회자들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동기부여하고 실질적인 교회모델들을 함께 만들어온 여러 네트워크들이 있었다. 지난 10년 사이에 ‘복음연맹’ (The Gospel Coalition), ‘사도행전29장협회’ (Acts 29 Network), ‘복음과 함께’ (Together For the Gospel) 등의 네트워크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 네트워크들이 모일 때는 3천 명에서 6천 명에 이른 목회자들이 미 전역에서 집결하여,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성경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아이디어들을 나누며 컨퍼런스를 연다. 이러한 네트워크들의 공통점은 교회개척 목회자들에 대한 준비와 훈련, 코칭, 실제적인 모델 개발, 전도와 훈련의 컨텐츠 제공에 있다. 또한, 여기에는 대형교회를 지향하기 위해 위성교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새롭고 독자적인 교회들을 개척하는 새로운 물결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들의 중심에 뉴욕 리디머장로교회와 팀 켈러 목사가 있었다. 여기 소개한 외에도, 다양한 색채와 흐름으로 전개하는 교회개척운동들이 여러 가지 더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루려고 한다.

필자는 2001년에 조직경영 분야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받으려고 뉴욕으로 유학을 갔다가 리디머장로교회를 출석하게 되었고, 후에 소명을 확인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서 목회를 준비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수천수만 명의 젊은이들을 새롭게 부르고 있는 뜨거운 복음의 현장들에 참석하게 되었다. 세속적인 컬럼비아 대학 캠퍼스에서 학부생들이 어떻게 복음에 사로잡히는지, 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자신을 드리기 시작하는지 먼저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에 열거한 여러 네트워크의 컨퍼런스들과 교회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필자가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원고에서 나누게 될 내용들은 직접 방문하고, 예배에 참석하고, 교인들 및 스태프와 직접 인터뷰하고, 목회 연수에 참여하고, 현장을 확인한 경우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교회 사역에 경험이 일천했고, 성경적인 복음론과 교회론에 목말랐던 필자에게, 교회개척의 준비과정에서 만나게된 이러한 교회들, 지도자들, 네트워크들은 가문 여름날에 냉수처럼 시원한 소식이었다.

요점은, 미국교회의 미래를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 가는 교회들이 있다. 이들은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국의 교회사를 새로 쓰고 있는 교회들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놀랍게도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리디머장로교회는 수많은 목회자들에게 많은 영감과 성경적 근거를 제공했고, 교회개척사역의 실질적인 구심점이 된 교회이다. 리디머장로교회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깨웠고, 수백 명의 교회개척자들을 준비시켰고, 수천 명에게 성경적이면서도 선교적인 교회론을 정립하게 도왔고, 수만 명에게 복음을 선명하고 풍성하게 나눈 교회이다. 지금까지 여러 이야기를 한 것은, 미국에서 새롭게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발흥 원인에 이러한 흐름들이 지난 20년 동안 눈에 보이지 않게 축적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뉴욕 리디머장로교회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리디머교회의 교회개척 방법론과 핵심철학 등에 대해서는 목회와 신학 2012년 6월호에 특집으로 상술하였다. 본 글에서는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로서의 리디머교회의 사역에 초점을 맞추어 약술하려고 한다.

2. “왜 또 교회가 필요하죠?” - 질문에 대한 답변

"한국에는 교회가 이미 너무 많이 있지 않나요?”

“기존의 교회들도 어려움이 많은데, 왜 새로운 교회를 세워야 하죠?”

“사람도 자본도 없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하는 것 아닌가요?”

필자가 4년 전에 교회를 개척할 때 들었던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들은 새롭지 않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교회를 개척하기 이전부터 이런 질문들을 계속 들어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사람들은 왜 교회를 개척하는지 궁금해 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평범하고도 진부한 질문에 대한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답변이 제대로 만들어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 모든 갓난아이는 진부할 정도로 평범하지만, 그 아이의 출생과 성장을 기다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 질문들은 교회개척사역에 있어서 첫 단추와 같다. 미국 PCA 교단이나 리디머장로교회 ‘도시교회사역원’ (Redeemer City to City)에서 교회개척 후보생들에게 반드시 이 질문들에 대해서 자신의 답을 만들어 제출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교회에서 교회개척의 성공률은 대개 15-20% 정도로 본다. 이 때 성공의 정의는 5년 후에 교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하면서 존속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새로운 교회개척은 5년 안에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교회들도 한국과 비슷하게 90%의 교회들은 100명 이하이다. 그만큼 미국 교회도 외부적으로 세속주의의 물결과 탈종교의 거센 파도에 직면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대형교회 (메가처치)의 확산과 더불어 성도들이 소비자화 되고, 교회가 극장화되는 현상과 씨름하고 있다. 먼저 해결해야 하는 질문은, 왜 교회가 더 필요한가 이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하여, 팀 켈러 목사는 교회개척이야말로 하늘 아래 가장 효과적인 전도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새로운 교회는 15년 이상 된 교회에 비하여 6-10배 정도 전도를 더 많이 한다. 기존 교회가 효과적으로 전도하지 못하는 새로운 그룹, 새로운 연령, 새로운 이주민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도하는 것은 새로운 교회라는 것이다. 교회의 역사가 30년 이상 되면 교회의 관심사가 내부 구성원으로 집중되어서 교회 외부의 변화에 무디게 되어 복음사역에 역동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팀 켈러는 사도바울의 선교여행도 결과적으로 교회개척여행이었음을 이야기한다. 사도바울은 복음을 전했고, 그 결과로 회심자를 얻었고, 그들에게 복음을 가르쳐서 지도자로 세웠고, 그들은 교회가 되었다. 사도바울의 메시지는 복음이었고, 그의 방법론은 교회개척이었다. 복음전도사역과 교회개척사역을 연결해주는 것이 가르침의 사역을 통한 양육과 훈련으로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었다. 결국, 복음과 교회의 두 관점으로 바울의 사역을 볼 때, 하나님께서는 복음을 통한 교회개척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되게 하신 것이다.

이는 교회역사를 살펴보아도 확인할 수 있다. 종교개혁이 성공한 교회론적 이면에는, 칼빈과 루터를 통해서 수천 개의 교회들이 개척되었던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특히, 설교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스펄전 목사님이 백여 년 전에 6천 명에게 설교하셨는데, 그 교회는 수십 년이 못 되어 불과 몇 백 명 규모로 줄어들었다.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도 50년 전에 5천 명 넘는 회중에게 설교하셨는데, 그 교회 역시 최고의 탁월한 후임자를 모셨지만, 불과 수십 년이 지나지 않아 이삼백 명 모이는 교회가 되었다. 위대한 설교, 위대한 목회자가 세운 교회는 남지만, 세대를 지나면 굳어지고 제도화되고 마침내는 기념비화되어 박물관이 되는 위기에 봉착한다. 훌륭한 설교자를 기르는 것과 기존 교회들을 갱신하는 위대한 일들이 가장 잘 일어나려면, 정통적인 복음을 가지고 비신자들을 전도하며 훈련하는 새로운 교회들의 지속적인 등장이 필수적이다.

3. “그래서 뭐가 다른 거죠?” - 세 가지 핵심 가치

이런 점에서 리디머교회는 초창기부터 교회개척사역을 한다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었다가 2000년경부터 가치를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리디머교회는 ‘복음, 도시, 운동’의 세 가지로 핵심 가치를 설명한다.

- 복음. ‘복음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첫 번째 가치이다. 복음은 영적인 변화, 사회적인 변혁, 문화적인 혁신을 가져오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출발한다. 팀 켈러 목사는 그리스도 중심적 복음설교를 구현한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모든 본문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드러내는 설교를 해야한다는 설교학 이론은 있었지만, 이를 25년 이상 체계적으로 구현하기로는 거의 최초의 설교자라고 설교학 교수들이 평가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실제적인 복음제시에 있어서 모든 본문에서 복음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내고, 사람들의 삶의 구체적인 정황 속으로 복음의 다리 놓기를 하는 점에 있어서 당대 최고의 설교자로 인정받는 것 같다.

팀 켈러의 복음설교 사역을 통해서 축적된 복음 컨텐츠가 리디머교회가 펼치는 교회개척운동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팀 켈러 목사의 설교와 저술을 읽어보면, 어거스틴, 존 칼빈, 마틴 루터, 존 오웬, 존 번연, 조나단 에드워즈, C. S. 루이스, J. I. 패커, 마틴 로이드 존스 등 한국교회가 익숙한 이름들을 종종 등장한다. 그런데, 그의 설교는 헌신된 성도들뿐 아니라, 기독교인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인다. 어떻게 정통적인 신학과 성경해석을 하는 사람이 비교인들에게 경첨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팀 켈러의 탁월성이다. 그는 미국의 많은 교수들, 신학자들, 전문가들, 변호사들도 감탄할 정도로 명쾌하고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지난 25년 동안 복음설교를 해왔다. 필자가 공부한 신학교들에서도 그를 당대의 가장 탁월한 설교자로 꼽곤 했다. 그는 당대의 목회자들 중에서 현대 세속사회와 문화를 가장 잘 해석하는 최고의 복음전문가로 꼽힌다. 그의 메시지는 성경에 기반하여 비약 없이 복음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한다. 그가 평생 설교한 내용들은 그의 60대에 비로소 책으로 나오기 시작했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책들로는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살아있는 신>, <거짓 신들의 세상>, <갈라디아서 복음을 만나다>, <왕의 십자가>, <결혼의 의미>, <일과 영성>, <예수를 만나다> 등이 있다.

- 도시. 두 번째, ‘도시는 복음의 사역을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다’라는 확신이다. 도시에서 사람들은 삶의 고단함과 세상의 가치에 직면하며, 인생의 궁극적인 질문 앞에 더 솔직하게 반응할 수 있는 기회에 직면하게 된다. 도시는 젊은 층, 빈곤층,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 자원을 많이 가진 사람들 등이 가장 밀집되어 있다. 현 시대는 역사상 최초로 전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시대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도시화가 진행되었던 것은 사도바울 당시의 로마제국이었다고 한다. 안전한 도로와 교역망을 타고 복음은 로마제국 곳곳의 도시로 전파되었다. 도시는 사람과 사상과 문화가 모이는 곳이며, 그래서 다원주의적이고 비종교적이지만, 사람들은 복음에 더 노출되고 더 수용적이게 된다. 도시에서 사람들은 복음에 대해 더 들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 도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 평화와 화해를 가져오기 위해서 교회가 도시를 섬겨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교회의 이익을 위해서 도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이익을 위해서 교회가 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리디머교회는 독자적인 복지관이나 구제기관을 운영하는 대신에, 뉴욕에 있는 복지사역, 구제사역 등을 담당하는 수십 개의 기독교단체들에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뉴욕 시를 섬기고 있다. 리디머교회는 단체들에게 재정과 자원봉사자를 보내고, 자문과 교육을 제공하지만, 리디머교회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해당 단체들의 이름으로 뉴욕시의 필요들을 섬기고 있다. 리디머교회는 911테러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전국각지에서 들어온 거액의 헌금을 자신의 교회에서 사용하지 않고, 지역의 다른 교회들에 나누어 주어 지역교회들이 희생자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했다.

- 운동. 세 번째, ‘교회가 도시에서 복음 사역을 하는 목표는 개교회의 성장이나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하나님 나라의 운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지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나의 위대한 교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훌륭한 교회들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의 위대한 교회를 실현하고, 확장하는 목표가 아니라, 많은 훌륭한 교회들이 개척되고, 갱신되어 지역을 복음으로 뒤덮는 목표를 가진다. 리디머교회에서 교회개척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2년 정도 되었는데, 전세계 45개 도시에서 300개 이상의 교회를 개척했다. 이 교회들은 지점 교회나 위성 교회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인사와 재정, 사역을 하는 교회들이다. 예를 들어, 뉴욕 시 지역에만 60개 넘는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이는 하나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복음 운동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리디머교회는 지교회를 세우지 않는다. 리디머교회의 운동은 위성교회를 세우지 않는다. 독립적인 교회들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 이름을 쓰도록 하지도 않는다. 교회 로고를 공유하는 일도 드물다. 인사권, 재정권에 간섭하지 않는다. 예배 스타일, 훈련 과정도 통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복음, 도시, 운동’의 DNA이다. 종종 재정지원을 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에도 아무런 조건사항이 없다. 다만,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립하면 아무 조건 없이 교회개척을 하자는 주문만 한다. DNA가 확실하다면, 그것이 실체화되는 것은 기후와 토양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DNA의 체득과 각각의 목회토양에서의 이식이다. 그래서 도시교회사역원을 통한 발굴, 훈련, 교제, 코칭 등이 중요하게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개교회주의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운동을 꽃 피운다.

팀 켈러 목사는 자신의 은퇴를 10여 년 앞두고 은퇴 계획을 세우면서, 교회를 7개 내지 10 개로 분립하는 준비를 10년간 하기로 했다. 섣불리 분립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준비해서 약 10개 정도의 지역 교회들로 분립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팀 켈러 목사는, 설교자/목회자를 키우는 것이 핵심사항을 위해서 목회의 10%를 드리기로 했다. 이 일은 2009년부터 준비하였고, 현재는 당회를 내부적으로 세 개로 나누는 데까지 왔다. 어떤 결론적인 그림을 놓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방향만 정하고 온 것이라서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모습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런데 전대미문의 이 실험을 통해서 뉴욕시를 섬기는 활력 넘치는 제2의 리디머교회들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4.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요?” - 죽은 조직이 아니라 가슴 뛰는 운동.

베를린 프로젝트교회를 예로 들어보자. 2005년에 크리스천 노바츠키, 콘스탄틴 폰 아벤드로쓰 목사가 리디머교회에서 와서 연수를 받았다. 그들은 베를린으로 돌아가서 9명의 핵심 그룹을 모았고, 10개월 후에 70명으로 예배를 시작했다. 지금은 6백명이 예배 출석한다. 이 와중에 다니엘 바르쯔 목사를 함부르크에 보내어 교회를 새로 시작했다. 베를린에도 3개의 교회개척을 도왔다. 가장 최근의 것은 2012년에 동베를린에 알렉스 도이셔 목사가 시작한 교회이다. 새로운 교회개척 목사들은 상당수 리디머교회가 여는 공개 컨퍼런스를 통해 비전을 확인하고, 코칭을 받던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교제 또는 교회개척 인턴십을 통해 소명, 성품, 사역역량을 키워가다가 개척자 집중훈련을 5주 정도 이수한다. 그 후 첫 해는 지역사람들과 교제를 통해서 관계를 형성하고 예배에 초청한다. 2주 단위로 다른 장소, 다른 시간, 다른 분위기로 예배를 계속 드리면서 교회에 안다니던 사람들을 초청한다. 처음부터 교회를 안다니던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예수를 만나는 초점이 명확한 교회개척이다.

리디머교회는 2012년부터 12년 동안 300개 넘는 교회를 개척했다. 작년에는 41개의 교회가 새로 개척되었고, 올해는 50개의 교회를 개척할 것이다. 이제까지 북미에서는 15개의 도시에서 약 110개의 교회가 개척되었고, 남미에서는 4개 나라에 16개의 교회가 세워졌다. 유럽에서는 18개 국가에 71개의 교회가 개척되었고, 아프리카에서는 3개 국가에 14개의 교회가 세워졌다. 아시아에서는 8개 국가에 16개의 교회, 호주에서는 5개의 교회가 세워졌다. 2025년까지 65개의 국제도시들에서 수백 개의 교회를 더 개척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교회개척을 위한 공개컨퍼런스들이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올 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사흘간 열릴 교회개척 컨퍼런스에는 5백 명의 관심 목사들이 모여서 프랑스 교회 부흥을 위한 교회개척에 마음을 모은다. 지난 3월에는 홍콩에서 3천 명의 목사들이 중국본토와 아시아권에서 모여서 교회개척운동의 비전을 나누었다. 복음이 어떻게 우리의 설교, 교회, 사회문화를 바꿀 수 있는지를 나누는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별로, 그리고 여러 국가별로 도시교회사역원이 결성되어 동역이 일어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올 3월에 열린 교회개척컨퍼런스에는 1천 명의 목사들이 모여서 교회개척의 비전을 가슴에 품었다. 노르웨이에서 1천 명 모이는 것은 영국에서 1만 명 모이는 것과 비슷한 임팩트라고 한다. 최근까지 교회가 다시 살 수 있고, 교회에 실제적인 미래가 있고, 성장할 수 있고, 젊은 사람들이 새로 회심할 수 있다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에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 믿었고,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에 있어서 리디머교회 도시교회사역원의 10명의 코치목사들의 사역이 핵심적이었다. 코치 목사들은 목회경력이 20-40년 정도 되는 베테랑 목사들로서, 대부분이 과거에 교회개척사역을 하셨던 분들이다. 규모 있는 교회로 성장시키셨던 목사님들도 있다. 교회개척운동의 비전을 위하여, 기존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참여하신 분들이다. 절반 정도는 자비량으로 이 사역에 투신하시는 분들이다. 이 탁월한 목회자들을 통해서 매년 새로운 교회개척 후보자들이 발굴되고, 교육을 받으며, 매년 수십 명이 교회개척의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코치 목사들은 개척목회자들의 관계망을 통해서 예비개척자들을 면담하고, 사전 멘토링을 한다. 교회개척을 위한 준비를 실제로 하고 있으며, 소명이 검증된 예비개척자들 중에서 대개 5주간 35일 정도 전일제로 진행되는 ‘집중훈련’을 이수하게 한다. 이 5주간의 시간 동안에 12-15 가정이 전세계에서 초청되어서 훈련을 받는다. 중요한 커리큘럼들은 비신자에게 전도하는 법, 비교인에게 설교하는 법, 개척멤버를 모으는 법, 멤버들의 신앙적 변화를 가져오는 법, 리더십 팀을 만드는 법, 균형 있는 교회사역을 하는 법, 선교적인 교회가 되는 법, 교회를 실제로 개척할 때 당하는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법 등이다. 이 훈련 기간을 통해서 교회개척 준비자들은 자신의 교회개척 청사진을 더 구체적으로 그리게 된다.

5. “그래도 한국은 다르잖아요?” - 스타일이 아니라 D.N.A.

리디머장로교회의 교회개척에 대한 복음적 접근이 전세계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급격하게 수용되었다. 교계 전체로 보면 미미할 수도 있지만, 수백 수천의 복음사역자들과 교회개척들에게 영감과 도전을 주었다. 리디머교회의 강점은 그들의 스타일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 DNA를 추출해서 전수하는 것에 있다. 예배, 목회, 훈련, 정치구조, 은사 등의 스타일 문제가 아니다. 세속사회에서 비신자들에게 복음사역을 잘 할 수 있는 교회를 어떻게 세울 수 있느냐하는 점에 리디머교회와 이들 수백 개 동역교회들의 핵심역량이 있다.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간 한국에서는 교회개척을 위한 실질적인 훈련, 준비, 코칭 등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특히 비교인들과 관계를 형성하여 복음을 나누는 것, 비교인들에게 복음을 설교하는 것, 교회가 목회자를 키우는 것이 부족하였다. 우리 한국교회에 시사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