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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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마즈힐 교회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작성자
newcity church newcity church
작성일
2018-10-13 21:12
조회
1123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시리즈 - 목회와신학 2014년 3월호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 마즈힐 교회

오종향 목사 (뉴시티교회 개척 담임, 서울 서초동)

마즈힐 교회를 방문하기로 결심하고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은 당시 필자가 협력사역자로 섬기고 있었던 미국 뉴욕의 캠퍼스미션교회 (박수호 목사님)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에 가능했다. 당시에 필자는 교회개척을 위한 준비로서 미국에서 교회개척을 잘하는 교회들을 연구조사하고 방문하고 훈련 받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교회개척을 잘하는 교회로 평가된 뉴욕의 리디머교회를 필두로 시작하여, 교회개척을 잘하는 교회들을 하나둘씩 알게 되었고, 여러 노선과 스타일들의 교회개척 모델들을 실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고 복음적이라고 생각되는 교회들과 훈련단체들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들이 제공하는 훈련 과정들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드리스콜 목사의 마즈힐 교회를 알게 되었고, 그 교회를 방문하고 컨퍼런스들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 때에 견문하였던 것을 나눌 수 있도록 월간 목회와 신학이 이 지면을 허락함에 감사드린다. 참고로, 필자가 마즈힐 교회의 사역 철학에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분 귀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분별력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지점도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마즈힐교회와 교회개척사역에 대해 평가적 소개를 하려고 한다.

1. 마즈힐 교회 방문기

마즈힐 교회를 필자가 2008년과 2009년에 두 차례에 걸쳐 방문했을 때 그 예배들은 매우 활기 있고 뜨거웠고 집중도가 높았다. 필자는 두 번의 방문 동안 다섯 개의 캠퍼스에서 드려지는 예배들에 참여했다. 그 중에 메인 캠퍼스는 시애틀 시내의 발라드(Ballard)에 있는 예배당이었다. 어둑어둑한 조명이 은은하게 켜 있는 발라드 캠퍼스 본당에는 약 1천여 명 정도의 20에서 40대 성도들이 매우 몰입도 있는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회중석 쪽에는 은은한 간접조명이 운치 있게 드리워져 있었고, 프로젝터는 마치 영화 스크린처럼 예배당 무대벽 전면을 다 비추고 있었는데, 찬양팀 세션들과 인도자가 마치 영화 스크린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예배 전반부 찬양시간에 성도들은 모두 일어서서 두 손을 들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면서, 목청껏 찬양을 했다. 그 찬양 주제들은 하나같이 예수님이 누구신지 드러내고, 예수님이 하신 일을 높이고, 예수님께 마음을 드리는 내용이었다. 찬양은 음악적으로 신선했고 진부하지 않았다. ‘만복의 근원 하나님’,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와 같은 오래된 찬송가들은 락앤롤 버전의 젊은 감각으로 편곡해서 불렀고, 새로운 찬양들도 많이 불렀다. 세션은 일반적인 밴드구성 (키보드, 베이스, 드럼)이 아니라, 실험적인 밴드구성으로서 독특했다. 일반 음악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 있는 편곡과 연주, 그리고 무대 매너가 있었다. 음악이나 편곡이 독특하고 달랐다. 어떤 밴드는 컨트리 스타일, 어떤 밴드는 디스코 스타일이 가미된 락앤롤 버전이었다. 애시드 재즈 스타일의 음악도 나왔다. 어쨋든 음악은 시애틀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에 맞추어 뛰어난 뮤지션들이 예배음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설교시간이 시작되자 드리스콜 목사가 검정 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올라왔다. 그의 복장은 캐주얼했지만, 짧고 굵은 목과 미식축구 쿼터백 또는 월터급 복싱선수 같은 그의 체구와 인상을 잘 커버해주는 패셔너블한 의상이었다. 함께 방문했던 다른 목사님의 말에 따르면, 그렇게 못생긴 목사님은 처음 보았다고 했다. 확실히, 댄디한 호남형 스타일은 아니었다. 조금은 험상궂어 보이는 그의 첫 인상과는 상반되게, 명쾌하고 단호하게, 종종 회중의 웃음을 터뜨리면서 빠른 속도감과 신뢰감 있는 진중한 목소리 톤으로 설교를 해나갔다. 성경을 읽고 그 본문을 순서대로 강해했다. 설교시간은 60분을 넘었다. 그는 성경본문, 신학자의 인용구, 통계조사자료, 영상미디어, 유머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듯 보였다. 설교의 전개감은 굉장히 빨랐다. 그런데도 매우 예리하게 마음에 다가왔다. 꽤 긴 설교인데도 지루한 느낌이 없었다. 참석자들은 미동 없이 집중하고 설교를 들었다. 설교가 끝난 후 매주 성찬을 한다고 했다. 성찬 시간에 사람들은 회개기도를 하고, 결단을 했다.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초청하는 시간도 성찬 시간에 했다. 그후에 세 곡 정도의 찬송을 또 뜨겁게 부르고 예배를 마쳤다.

마즈힐 교회의 다른 캠퍼스들을 방문했다. 각 캠퍼스는 자기 빌딩을 가지고 있었다. 캠퍼스 담당목사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실제로 개척사역을 하는 목회자들이었다. 그런데 주일설교는 드리스콜 목사가 1주일 전에 한 설교를 미리 녹화했다고 영상으로 스크린에 비추는 방식이었다.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발라드의 메인 캠퍼스에서는 드리스콜 목사가 설교를 한다. 그리고 다른 캠퍼스들에서는 1주일 후에 그 설교의 녹화 영상을 설교시간에 상영한다. 인터넷에는 그 후에 설교가 올라간다. 캠퍼스 담당 목사들은 주일설교 외에 모든 것을 한다. 주일에 성도들 교육을 시칸다. 수요일에 성도들을 훈련하는 예배가 있는데, 이는 담당목사들이 한다. 캠퍼스 목사가 리더십을 가진다. 이들의 표현으로는, 젊은 목회자가 주일설교의 부담을 줄이고, 드리스콜 목사의 뛰어난 복음설교를 회중들이 들으면서, 교회개척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시애틀을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어쨋든, 마즈힐 교회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분부는 1000석 규모로 유지한 채로 현재 20개의 교회를 개척했고, 그 교회들은 평균 500명에서 1000명 사이의 회중이 모이는 역동성 있는 교회개척 사역을 하고 있다.

2. 마즈힐 교회의 급성장과 영향력

마즈힐 교회 (Mars Hill Church, www.marshill.com)는 미국에서 가장 교회 출석율이 낮다는 워싱턴 주의 시애틀에서 1996년 마크 드리스콜 (Mark Driscoll) 목사에 의해 개척되었다. 처음에 청년들 30명 정도가  드리스콜 목사의 아파트 거실에서 모여서 시작한 이 교회는 담대하고 직설적인 복음 전파를 통해 회심자를 계속 얻었다. 그 결과로 숫적인 성장이 계속되었고, 2003년에는 마침내 시애틀의 발라드 지역에 대형철물점 건물을 인수하여 예배당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후 2006년에 시애틀의 쇼어라인 (Shoreline) 지역에 위성 캠퍼스를 개척하는 등 3개의 캠퍼스를 열었다. 이후로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 사역은 위성 교회를 개척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2014년 1월까지 워싱턴 주의 시애틀 시를 중심으로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등 5개 주에 총 19개의 위성교회를 개척하였다. 현재 본부를 포함해서 20개의 캠퍼스에서 약 2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이 중에 5 개의 캠퍼스는 2014년 1월에 시작된 캠퍼스들이다.

마즈힐교회의 교회개척에서 유의할 점은 수평이동보다 회심에 의한 성장이라는 점이다. 강력한 복음설교의 도전을 받고 회심한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모이는 교회라는 점이다. 2013년 한 해에만 1천1백 명의 성인들이 세례를 받았다. 4백22명의 유아세례가 있었다. 교인들의 평균 연령은 30세 이하로서 젊은 교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청년 회심자를 얻은 대표적인 교회로 미국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시애틀은 어린아이의 숫자보다 애완동물의 숫자가 더 많은 도시라고 한다. 수많은 청년들이 마즈힐 교회에서 신앙으로 돌아온 후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애틀 일반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점차 마즈힐 교회의 결혼과 남녀관계, 자녀양육에 대한 가르침에 많은 이들이 귀기울이게 되었다.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보잉, 스타벅스 등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고, 많은 음악인, 예술가들이 사는 도시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이 매주 아름답고 쾌적하여, 주말과 방학이면 캠핑, 등산, 각종 레저 활동 등에 몰입하기 쉬운 환경이다. 미국에서 가장 세속적이고, 가장 물질주의적이고, 가장 비기독교적인 도시들 중 하나에서 마크 드리스콜 목사는 27세의 젊은 나이에 교회를 개척했고, 전에는 교회에 다니지 않던 많은 젊은이들이 회심하고 삶이 급격하게 변화되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서 적지 않은 수의 교회개척 지망생들이 나왔고, 이들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회심자를 얻는 교회들을 개척한 것이다. 지난 5-6년은 마즈힐교회의 사역을 배우려고 많은 목회자와 지망생들이 찾아왔으며, 그 결과로 교회를 개척하는 교회로서 매우 역동적인 사역들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다.

마즈힐교회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형교회로, 가장 혁신적인 교회로 손에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2007년에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교회개척을 한 교회로 평가되었다 (첫 번째는 뉴욕의 리디머장로교회였다). 가장 혁신적인 교회 순위에서 9번째,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교회 순위에서 23 번째,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8 번째에 기록되었다. 2013년에는 교회성장에 대해 배워할 교회 순위 중 3위, 가장 혁신적인 교회 3위, 교회개척을 가장 잘하는 교회 2위 (1위는 리디머장로교회)로 언급되었다. 한국에서도 부흥과 개혁사를 통하여 드리스콜 목사의 저서들이 다수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3. 마즈힐 교회의 목회자 마크 드리스콜 목사

마크 드리스콜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 중에서 가장 젊은 목사에 해당한다. 그의 스타일은 세련되고 우아하기보다는 미식축구 주장 같은 직설적이며 분명한 복음 제시, 신앙의 쟁점들을 피하지 않고 대면하는 논쟁적인 방식 등 기성 교회들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스타일로 젊은이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끌었다. 마즈힐교회와 드리스콜 목사의 영향력은 지난 7-8년 사이에 매우 급격하게 커졌다. 예를 들어, 드리스콜 목사는 ‘프리칭’ 매거진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자 25인 리스트에 뽑힌 목사들 중에서 최연소 목사였다. 드리스콜 목사 부부가 결혼에 대해 함께 쓴 저서 “진정한 결혼 (Real Marriage)”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종교부문 1위에 올랐다. 드리스콜 목사의 설교는 미국 아이튠즈의 팟캐스트의 종교부문  카테고리에서 오랫동안 1위를 차지했다. 마즈힐 교회는 십수년 분량의 설교들을 영상으로 교회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는데, 매해 1천5백만명이 설교를 다운받아서 듣거나 보고 있다. 매주 평균 30만 명 가까운 사람이 그의 설교를 온라인으로 청취하고 있다.

마크 드리스콜 목사의 설교는 성경본문에 의존해서 성경을 한절한절 풀어내는 설교 스타일이다. 그의 설교는 매주 60분 이상 이어진다. 어떤 예화나 감동적인 이야기 대신에 그는 성경을 한 절 한 절 주해하고 예수님을 선포하고 삶에 명령하는 스타일로 설교한다. 그는 성경 구절, 각종 통계자료, 교인들의 고백, 자신의 가정 이야기, 유머, 시대 비평 등을 능숙하게 섞는다. 그의 설교는 많은 위트와 조크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의 뛰어난 관찰력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현실을 풍자하면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설교 스타일은 보다 권위적인 스타일이며, 단호하고 강하게 복음을 전하는 스타일이다. 부드럽게 논증하거나 설명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고, 논쟁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일으키며 관심 받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의 설교는 논쟁적이어서, 많은 자유주의자들에게 반감을 샀고, 동성애자들에게 분노를 샀으며, 남녀평등주의자에게 반발을 받았다. 그러나 많은 타락한 사람들이 회심했고, 성폭행을 당한 많은 여성들이 회심과 회복을 받았고, 가정을 방기했던 많은 남자들이 가정에 돌아왔다고 한다.

드리스콜 목사는 정규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채 소명감만으로 목회를 시작했고, 개척목회를 하는 와중에 웨스턴 신학교에서 신학석사를 했다. 그는 많은 독서를 스스로 하면서 자신의 신학을 정립해 나갔다고 하는데, 그가 안착한 곳은 칼빈주의적 개혁주의이다. 보다 넓게는 보수적 복음주의에 해당한다. 그가 가장 많이 영향받은 신학자, 목회자로는 어거스틴, 존 칼빈, 마르틴 루터, 조나단 에드워즈, 많은 청교도들, 찰스 스펄전을 들고 있다. 그의 사역에 영향을 준 당대의 목회자, 신학자로는 레슬리 뉴비긴, 팀 켈러, 존 파이퍼, J. I. 패커, 프란시스 쉐퍼, 존 스톳트, 데이비드 웰즈 등을 들고 있다. 그는 대개 일주일에 하루씩 침묵의 날을 보내면서 금식기도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교회에서는 많은 병고침이 일어났고, 꿈과 같은 계시를 여러 번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귀신을 내어쫒기도 했다. 그는 사역 가운데 예기치 않게 이런 일들을 많이 겪었다면서, 신학적으로 은사주의적 칼빈주의, 또는 칼빈주의적 은사주의로 자신의 입장을 정립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4.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 사역

마즈힐 교회는 미국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교회개척을 하는 교회 중에 해당한다.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사역의 특징을 몇 가지로 살펴보겠다.

첫째, 개척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교회적으로 헌신한다. 개척목회자는 외부채용에 의하지 않고 내부훈련으로 길러진다. 회심과 헌신이 확실하며 복음 전파에 열매를 얻은 평신도들 중에서 교회개척자가 되려는 집사들에게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성도들은 전도와 교회사역을 하면서 신학교 과정을 준비하게 된다. 최근에선 1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교회개척에 헌신한 목회자들을 선별하여 6개월은 수업, 6개월은 개척지에서의 임상훈련을 하고 있다. 교회에서 교회개척에 사용하는 재정은 예산의 15% 이상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목회자 세미나를 열고,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코스를 개발하였다.

둘째,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은 위성캠퍼스 개척이다. 개척 목사들은 대개 혼자가 아니라 두세 명이 팀으로 파송 받아 시작한다. 대개 이삼백 명 이상의 사람들을 일시에 모아서 시작하는 전략이다. 개척 캠퍼스들의 주일설교는 드리스콜 목사의 설교 영상으로 일원화되어서 교회들이 동일한 복음 메시지를 갖도록 한다. 대신, 찬양, 새가족 교육, 소그룹 공동체, 양육과 훈련, 주중 예배 설교는 캠퍼스 목사들이 직접 담당한다. 이를 통해 개척목사들의 사역초기 부담을 단기적으로 덜면서, 장기적으로 역량을 점진 강화하는 것이 마즈힐 교회의 전략이다. 위성예배에 대해서는 한국성도들의 경우는 거부감이 클 수 있다고 본다. 신학적 관점에 따라서 이론의 여지가 있다. 어쨋든, 이 교회들은 하나의 당회에 소속된 캠퍼스들이다.

셋째, 마즈힐 교회의 핵심역량은 마크 드리스콜 목사의 직설적이고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시대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음악, 스타일, 사람들의 생각 등) 잘 활용하는 설교에 있다. 본문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교리적인 설교를 하고 있어서 매우 강한 설교이다. 비신자들이 계속 찾아오고, 새신자들이 생기고, 헌신자들이 생기는 것은 마즈힐교회가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고민을 잘 다루기 때문인 것 같다. 시애틀의 회의주의자와 비신자들이 공감과 도전을 함께 받았던 것이다. 마즈힐 교회의 음악스타일은 사실상 시애틀의 지역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들의 장르를 사용하고 그 수준의 연주를 한다. 드리스콜 목사의 유머와 위트는 미국 최상급 스탠딩 코미디언의 개그와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는다. 그의 문장은 짧고 화려하고 표현력이 살아있다. 설교문장들은 짧으면서도 구체적이고, 자기만의 수려한 스타일이 있다. 한국어로 생생하게 번역하기 어려운 신선한 표현들을 사용한다. 회중들은 그의 설교에 한없이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찌보면 마즈힐 교회에서 드리스콜 목사가 조직신학적인 예수님 중심의 설교를 아주 성육신적인 스타일로 시대의 문화와 언어와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서 전달할 때에 그것을 대체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넷째,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 사역은 Acts 29 Network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을 통해서 교회개척운동이라는 큰 맥락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부흥(Resurgence)이라는 연합 컨퍼런스를 매년 개최하면서 다른 복음사역 운동들과 연대하게 되었다. 이 두 가지 확장을 통해서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은 단순히 지교회 확장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미국 전역에 교회개척운동과 그 연대운동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즈힐 교회의 영향력이 급확장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소개한다.

5. 마즈힐 교회의 교회개척 네트웍크: Acts 29 Network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은 1998년에 마크 드리스콜 목사가 세운 기관이다. 사도 바울의 사역의 핵심을 복음설교를 통한 교회개척으로 파악하고, 2007년에 처음으로 목회자 훈련소 (Boot Camp)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많은 교회개척자들을 훈련했고, 교회를 세웠다. 이 연합체는 교단은 아니며, 초교파적으로 다양한 교회들이 연합하고 있다. 교회개척에 필요한 동기부여, 선발, 훈련, 멘토링, 격려, 재정지원 등을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처음에 마즈힐교회가 많은 힘을 기울여 세웠지만, 점점 다른 많은 목회자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2012년에는 리더십을 텍사스의 빌리지교회의 맷 챈들러 목사에게 이관하였다. 매년 여러 차례 미국 내 주요 도시 및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훈련소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통해 목회자훈련을 하였으며, 그 결과 6대륙 61개국가에 많은 교회들이 참여하였다. 이 네트웍에는 2013년 현재 482개의 교회들이 참여하고 있고, 15만 명 정도의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2012년 한 해에만 273명의 개척목회자들이  파송되어 교회개척을 시작했다.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에 속한 교회에서 2012년에 세례를 받은 숫자는 1만 26명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가장 다이내믹한 교회개척운동 단체가 되었다.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에 참여하는 교회들은 재정의 10%를 교회개척사역에 드려서, 교회개척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헌신하고 있다. 2012년에 교회개척에 사용된 금액은 200억원이 넘는다.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의 특징을 간단하게 정리해본다.

첫째, 이 연합체에서 선발되고 훈련받고 파송된 교회개척자들의 성공률은 97% 정도에 해당한다. 이것은 거의 모든 교회들이 성공적으로  새신자를 얻고 리더십을 형성하고 재정적으로 충분하게 복음사역을 장기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교회개척의 성공률은 대개 15% 미만으로 본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교회개척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인식이 미국 목회자들 사이에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의 접근법이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에게 크게 부각된 것이다.

둘째, 이 연합체는 특정 교회의 모델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중심적이고, 사명지향적이고, 문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래디칼한 복음전도자들의 연합체이다. 물론 마크 드리스콜 목사가 주도적으로 일한 것이 사실이지만, 교계의 다양한 신학자들, 목사들, 교회들과 연대하면서 많은 젊은 목회자들에 가슴에 불을 지폈고, 많은 중형 규모의 교회 목회자들에게 유능한 복음사역자들을 훈련하여 파송하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전파했다.

셋째 , 마즈힐교회는 부흥 (Resurgence)라는 연례 목회자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 컨퍼런스는 주로 교회 개척의 비전과 리더십, 목회자의 자질 함양과 방향 제시, 복음 설교와 복음 양육에 초점을 둔 컨퍼런스이다. 이틀 동안 열리는 컨퍼런스에는 동역하는 목회자들이 초빙되어 교회 개척과 목회에 대한 실질적인 강의들을 한다. 그리고 그 강의 영상들을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올렸다. 이 방식으로 많은 사역자들이 부흥 컨퍼런스의 강의들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이 컨퍼런스를 좋아하고 참여하게 되었다. 이러한 컨퍼런스를 통해서 교회개척의 비전을 공유하고 전수하고, 후보생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했다.

6. 마즈힐 교회에 대한 평가

마즈힐 교회라는 이름은 사도행전 17장의 아레오바고에서 나왔다. 사도 바울이 아테네에서 전도할 때에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증거한 곳이 아레오바고였는데, 이 곳을 마즈힐이라고도 부른다. 바울은 아테네의 이방인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매개로,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복음을 전하였다. 드리스콜 목사는 포스트모던한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문화를 입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의 사역은 매우 말씀 중심의 복음 설교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목회이지만, 문화와 테크놀로지 속으로 파고들어서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포스트 모던하다. 많은 열매를 얻었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교회개척을 잘하는 교회가 되었고, 활발한 교회개척운동을 일으켰다. 다만 몇 가지 성찰과 분별이 필요한 부분을 언급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첫째, 드리스콜 목사는 대형교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메가처치 신드롬에 빠져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의 교회는 가장 큰 캠퍼스의 경우 네 번의 예배가 있는데, 한 예배에 1천 명 정도가 모여서, 엄밀한 의미에서는 메가처치 ‘예배’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개의 캠퍼스들은 1천 명 정도 안팎이니 말이다. 그래서 그는 마즈힐교회는 메가처치가 아니라 ‘메타 (meta) 처치’라고 말한다. 새로운 형태의 메가처치로 볼 수도 있고, 새로운 형태의 교회개척운동으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여타의 메가처치 운동과 다른 점은 캠퍼스들의 규모를 대형화하기 보다는 커뮤니티 형성이 원활하게 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로 예배당 크기를 정한 채, 지속적으로 교회개척자들을 훈련하고 파송한다는 점이다.

둘째, 마즈힐 교회는 매우 남성적인 설교를 하고, 어찌 보면 아주 마초적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물론 드리스콜 목사는 겸손하려고 노력하고, 말씀의 권위 아래에만 서려고 애쓰고 있고, 많은 동역자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 사람의 권위와 리더십 아래 교회가 개척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이 득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언젠가는 ‘독’으로 변하고 마는 것을  역사가 증언한다. 마즈힐 교회의 마초적인 한사람 리더십이 어떻게 성숙한 모습으로 갈지 지켜볼 일이다.

셋째, 마즈힐 교회의 사역은,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복음적이고, 너무나 예수님 중심적이기에 충분히 매력이 있다. 단순하고 쉽고 단호한 설교를 한다. 주해설교에 가까운 강해설교를 한 시간 이상 하면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인다. 사람들이 변화된다. 사람들이 회심한다. 사람들이 헌신한다. 교회개척자를 기른다. 계속해서 교회를 세운다. 그래서 마즈힐교회가 생겼고, 사도행전 29장 네트웍이 생겼다. 지금 미국에서는 미래의 지각을 변동시킬 교회개척운동의 새로운 물결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 한 줄기가 마즈힐 교회이다.

넷째, 무엇보다도 교회의 존재양식과 성장의 목표에 대해 고민하는 한국교회에 복음적인 교회개척, 복음적인 교회성장, 복음적인 교회분립에 대해 소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장하는 교회들과 중견교회들이 연합하여 교회개척사역에 나설 후보목사들을 선발하고, 훈련하고, 코칭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교회개척운동을 하는 교회들은 이 외에도 여러 군데가 더 있어서, 우리 한국 교회에 참고할 만한 중요한 레퍼런스가 되어주고 있다.